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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승부조작 연루자 영구제명

[스포츠서울닷컴ㅣ유성현 기자] 최근 프로배구에 불어닥친 승부조작에 연루된 현역 선수들에 대해 영구 제명 중징계가 내려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3일 오전 마포구 상암동 연맹 대회의실에서 김광호 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위원들과 상벌위원회를 갖고 승부조작에 관련된 전·현직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임시형(27), 박준범(24) 김상기(32·이상 KEPCO), 최귀동(29·상무신협) 등 4명의 현직 선수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일시적 선수 자격 정지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 더욱 무거운 '영구 제명' 조치가 결정됐다.

단 승부조작 혐의를 자진 신고한 홍정표(27·삼성화재)는 검찰 수사가 종료될 때까지 선수 자격이 일시 정지된다. 승부조작 혐의로 이미 구속된 2명의 은퇴 선수에 대해서는 추후 KOVO 이사회에서 의결해 KOVO와 관련된 모든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논의하기로 했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배구인으로서 품위를 실추한 것에 대한 책임성 징계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다. 박상설 사무총장은 상벌위원회 이후 공식 브리핑에서 "프로배구를 살리고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배구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해 법원 판결과는 상관없이 결정된 것이다. 무혐의로 인한 정상참작이란 없다"고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미 구속된 염 모(30)씨 등 전직 선수 2명은 지난 2009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열린 2009~2010시즌 경기 중 고의로 실수를 하는 수법으로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한 승부조작에 가담해 브로커 강 모(29)씨로부터 경기당 300∼5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선수인 임시형과 박준범도 이미 구속된 염 씨와 함께 동일한 수법으로 2010~2011시즌 중 승부조작에 가담해 브로커로부터 2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피의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 11일 구속 영장이 기각됐다. 이밖에도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자진신고한 홍정표와 상무에서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최귀동을 포함하면 승부조작에 연루된 전·현직 선수는 지금까지 7명에 달한다.

검찰은 이미 구속된 브로커 강 모씨를 비롯한 전·현직 선수 등으로부터 여자 프로배구 선수도 돈거래를 통한 승부조작에 개입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이번 주중 이들을 소환하고 남녀 프로배구단 전체로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연맹은 지난 11일 승부조작의 온상으로 부각된 상무신협이 시즌 잔여 10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통보함에 따라 모두 부전패(경기 결과 0-3, 세트 결과 0-25) 처리하기로 결정해 리그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연맹은 이날 오후 2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각 구단의 감독과 선수 전원 등과 함께 대국민사과를 하고 자정 결의대회를 갖는다.

yshalex@media.sportsseoul.com